지방직 9급 일반행정직 합격하면? - 임용 전후
JuneTein
이 글은 지방행정직 9급 임용예정자를 위한 글입니다. 국가직은 제가 직접 겪어 본 일이 아니라, 아래의 내용에는 해당되는 내용이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공무원의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어렵게 합격하고 임용된 후에 실망하고 2 ~ 3년도 되지 않아 의원면직(자발적 퇴사)를 하는 8 ~ 9급 공무원이 많다고 뉴스에 많이 나오더군요.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무슨 일을 하게 되나 궁금하신 부분이 많으실 겁니다. 미리 알고 아예 다른 길을 찾거나, 그래도 괜찮은 것 같으면 한 번 시도 해보세요.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뽑고, 가장 많이 빨리 임용될 수 있는 9급 지방 일반행정직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2022년에 작성하였던 글을 바뀌어버린 현실에 맞추어 수정하였습니다.
1. 9급 일반행정직 합격하면
임용 전
임용이라는 것부터 말씀드리면, 임용은 공무원으로써 직무를 맡는 것을 말합니다. 한자로는 任用, 영어로는 appointment입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더라도 임용권자에 의해서 임용을 받지 않으면 아직 공무원 신분은 아니고 '공무원 임용 예정자'신분이 됩니다.
공무원 시험에 최종 합격하면 빠르게는 몇 일 늦게는 몇 주내에 시험을 시행한 주관 지자체에서 전화연락이 개별적으로 오거나 공지를 합니다.
여기서 '실무수습', '희망 임용지역'과 '신규자교육' 등에 대해서 대략 조사를 할 겁니다. 언제까지 방문해서 제출하라고 하는 지자체도 있고, 인터넷으로 신청하라고 하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실무수습에 대해서는 제가 적어둔 글이 있으니 참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래 링크 달아두겠습니다.
신규자 교육
예전에는 신규자 실무교육을 임용을 받고 갔었는데, 요즘은 대부분 임용 전에 신규자 교육을 먼저 받는다고 합니다. 집합교육(교육장으로 실제로 모여 교육)을 받았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사이버교육으로 많이들 바뀌었다고 하고요.
희망 발령지역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집 가까운데가 최곱니다. 광역시들은 그나마 교통이 편하니 나은 편이지만, 시도지역은 애매하게 대중교통도 없는 곳으로 발령나면 자동차를 구입해야 하는데 서기보시보(9급 시보) 급여로 자동차 굴리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일이 얼마나 힘드냐에 시각에서 보면 인구가 적은 곳, 이슈가 없는 지역이 업무가 조금 수월합니다. 공무원 일 중에 제일 힘든게 사람 상대하는 일입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봤다는 것은 사람상대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라고 봐도 됩니다. 발령 부서에 따라서 그 상대하는 사람이 민원인일 수도 있고 직원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 많은 곳은 민원이 많습니다. 민원이 많으면 힘듭니다. 인구 4만 명인 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와 인구 4천 명인 면사무소와 비교하면 어디가 더 힘들까요?
2. 신규자 교육과 임용
직렬은 막론하고 행정직이건 토목직이건 운전직이건 같은 지자체 소속 임용예정자는 다 같이 신규자 교육을 받습니다. 집합교육을 한다면 여기서 신규자교육 동기가 만들어 집니다.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3 ~ 4주간 교육을 받게 됩니다. 가능하다면 동기들 잘 사귀어 두시고 이름이라도 알아주시면 좋습니다. 동병상련이라고 처음 만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분들이니 후에 이래저래 도움이 됩니다.
어차피 거의 잊겠지만 교육받는 내용을 그래도 조금 익혀두면 좋습니다. 이호조, 새올시스템 사용법 같은 것들은 어차피 직접 안써보면 모릅니다. 하지만 공문서 작성법과 기안, 품의, 결재, 협조 등의 공직에서만 쓰는 용어들은 언제 어떻게 쓰는 것인지 잘 배워두고 가시면 나중에 편합니다.
임용
보통 9급 서기보 시보는 시군구 단위의 기초자치단체에 배정이 됩니다. 행정학에서 배우신 서울시청, 경기도청 등의 광역자치단체(광역시청, 도청)에는 9급 TO가 거의 없습니다. 자리 자체가 없다는 말이니, 배정이 될리가 없겠죠. 광역단체로 발령이 난다고 해도 본청이 아닌 사업소 등으로 임용 될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시청, 군청, 구청(이하 구청)에 발령을 받게 되실텐데 여기서도 행정복지센터나 읍면사무소(이하 동사무소)로 가시는 분들이 있고 시청, 군청, 구청으로 발령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임용장 받는 날
임용 예정 구청에서 전화가 옵니다. 언제까지 용모단정하게 몇 시까지 어디로 오라고. 신규자만 따로 임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 구청의 인사발령일에 같이 묶어서 승진, 전보, 복직 등의 임용과 함께 합니다.
처음이라 어리둥절 하실텐데 처음이라 그렇지 한 번만 해보면 뭐 어려운 일 아닙니다. 줄 서있다가 시키는 대로 하고 호명하면 나가서 임용장(종이) 받고 뒤로 돌아가서 서면 됩니다.
임용장을 보면 **OO과 또는 OO동사무소 근무를 명함.**이라고 써있을 겁니다. 그 부서에서 공직의 첫 생활을 시작하시게 되는 거죠.
임용장 수여가 끝나고 인사부서에서 신규자들을 불러 모아 놓으면 OO과에서 데리러 옵니다. OO과에 가면 다시 팀 또는 계에 근무지정을 받습니다. 이제 진짜 앉을 자리가 정해졌습니다.
보통 '과'는 2 ~ 30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팀(계)'는 3 ~ 7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막내에게 신규한테 고난이도의 일을 맡기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편할 일도 주지 않습니다.
동사무소
보통 동사무소 발령나면 민원대에 앉아서 등초본, 인감발급 등의 업무를 보시게 될 겁니다. 혹시나 때에 따라 행정직이라도 사회복지 보실 수도 있고요.
듣자하니 요즘 남자직원이 너무 없어서, 육체노동을 시켜야 하는 남자들은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민원대에 놓지 않고 주민자치나 청소 등의 업무를 주기도 한다더군요.
동사무소는 7 ~ 30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읍사무소나 면사무소는 좀 크고요. 인구 적은 동네 동사무소는 작습니다. 가끔 출장소 같은 곳으로 가기도 하는데 여긴 2 ~ 4명 근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승진은 언제?
발령받자 마자 승진 생각을 하는 것이 조금 웃기지만, 공무원은 아시다시피 호봉제라 매 한 해가 지날 때마다 급여가 오릅니다. 그리고 승진을 했을 때 급여가 오릅니다.
서기보시보로 임용되고 6개월이 지나면 시보가 해제됩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나면 8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최저 소요년수가 찹니다. 다시 말하면 임용 후 1년 6개월이 지나면 서기(8급) 승진대상자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임용되신 지방자치단체의 상황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8급 자리가 비어있는 지자체에 계시다면 머지않아 승진하실 것이고, 승진이 적체 되어있는 지자체는 더 기다려야 합니다.
4. 그만 두게되는 이유들
제가 임용되서 다닐 때에는 안좋은 일로 면직되시는 분들과 정년퇴직하시는 분들을 제외하고 의원면직을 하시는 분들은 5년에 한 명이나 봤으려나, 거의 없었습니다.
맨날 입으로는 때려쳐야지... 하지만 딱히 공무원(특히나 행정직) 하다가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거든요. 최근 언론에서 자주 나오는 것처럼 매년 한 두명씩 의원면직을 하는 일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 이유를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몇 가지 들 수 있겠는데, 제일 큰 것이 민원이고 둘째는 비전입니다.
서두에 말씀 드린 것처럼 지방 하급직 공무원은 민원 상대 해야합니다. 저도 공직에 오래 있었다보니 '민원'이라는 말이 굉장히 부정적인 단어가 되어버렸는데요. 처음 입사한 직장에서 생전 처음보는 사람에게 욕설과 비아냥을 넘어서서 협박에 준하는 말을 듣다보면 내가 이러려고 그 시간동안 공부해서 들어왔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작 내가 잘못한 일이 하나도 없는데 민원에 시달리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민원에 대해서는 할말이 산더미처럼 많지만... 여하간 힘듭니다.
비전 원대한 꿈을 꾸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9급으로 들어오셨으면 관료제 피라미드의 최말단에 들어오신 겁니다.
정말 잘 풀려봐야 지방직에서는 3급까지 달기 쉽지 않습니다. 조직도에서 3급이 몇 명있나 보세요.
기초지자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95%는 4급 못달아보고 퇴직합니다. 30살 이전에 들어오시고 승진적체가 없는 지자체여야 5급 사무관(운좋으면 4급)까지 하고 퇴직하는 거죠.
임용 후 10년이 지나봐야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 초봉수준의 급여받습니다. 공무원 연금은 개혁이 두어차례 되면서 국민연금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글을 써놓고 보니 마지막에 너무 않좋은 말들만 잔뜩 써 놓은 것 같네요.
잘 맞는 분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직장이 없습니다. 실수 한다고 해서 짤릴 일도 없고, 잘하면 잘하는대로 좋은 부서에서 근무할 수도 있고요.
제가 입사할 때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없어서,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 아는 바가 전무한 상태에서 임용을 했는데, 요즘은 유튜브도 있고 인터넷에 커뮤니티도 많이 있으니 많이 알아보시고 신중하게 결정을 하세요.
쉬워보이는 시험이지만, 그래도 1년은 족히 준비해야하고 임용된 후에 퇴직을 하게되면 또래보다 2 ~ 3년은 돌아가는 것이 되어버리니 소중한 젊음을 낭비하시지 않기 바랍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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