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무원 비상근무 - 기준과 근무순서 등
JuneTein
이번 글은 지방 공무원들의 비상근무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봄이건 가을이건 지방직 공무원 분들은 이 비상근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맡고 있는 업무에 더해져서 힘들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여름엔 호우주의보(경보), 태풍주의보(경보)가 떨어지면 비상근무를 서게되고 봄가을엔 산불주의보(경보)가 겨울엔 대설주의보(경보)가 비상근무에 시달리게 합니다. 또 농어촌지역에서는 가축 전염병과 관련된 방역 비상근무를 서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근무했던 곳은 대도시여서 산불이나 풍랑은 해당사항이 없었는데, 여름과 겨울에 비상근무를 많이 섰던 기억이 납니다.
비상근무 명령이 떨어지는 기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근무하시는 지역마다 또 부서에 따라 비상근무에 대한 범위가 차이가 나는데요.
서울, 인천, 경기 수도권 내의 대도시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방역 즉,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에 대한 비상근무는 덜한 편이고 제설이나 강우에 대한 비상근무는 잦습니다. 아무래도 인구가 밀집되어 있어 빨리빨리 도로를 원상복구 시켜 놓지 않으면 시내가 마비가 되어버리니까요.
지방에 근무하더라도 부산, 광주 등 광역시청이나 전라남도청, 경상남도청 같은 도청에 근무하면 비상근무에 대해서는 조금 부담이 덜합니다. 물론 상위기관에 근무하더라도 안전총괄과나 도로관리본부 등 재해상황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부서는 오히려 더 힘드실 수 있고요.
아무래도 비상근무는 읍면동사무소가 제일 힘듭니다.
남쪽지역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제설비상근무는 없다고 들었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폭설이 있기는 하지만요. 이렇듯 지역에 따라 부서에 따라 비상근무는 많이 차이가 납니다.
비상근무는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데, 크게 보면 4가지입니다.
구분 | 기준 | 복무사항 |
---|---|---|
비상근무 제1호 |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이 임박하여 긴장이 최고 조에 이른 경우 지방자치단체 관할 지역에서 적의 침투ㆍ도발이 있는 경우 | 연가 중지 소속직원 1/3 이상 비상근무 |
비상근무 제2호 |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와 관련 긴장이 고조되거나, 천재지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사회불안 조성·사회질서 교란 우려시 지방자치단체 관할 지역에서 적의 침투ㆍ도발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된 경우 | 연가 중지 소속직원 1/5 이상 비상근무 |
비상근무 제3호 |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의 징후가 현저히 증가, 국지도발의 발생, 천재지변, 그 밖에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경우 다른 지방자치단체 관할 지역에서 적의 침투ㆍ도발 또는 그 위협이 있는 경우 | 연가 억제 소속직원 1/10 이상 비상근무 |
비상근무 제4호 | 제1호부터 제3호 이외에 위기상황에 신속 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거나 재해·재난, 그 밖에 긴급 상황 발생 등으로 비상근무 필요시 | 연가 억제 인사혁신처장(또는 발령기관의 장)이 근무상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통보 |
허나 위 규정은 그저 규정일 뿐이고, 실상은 지역마다 요주의 재난재해가 있으므로 태풍이나 호우는 거의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에는 지자체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서 이루어집니다. 지차제마다 상이하니 감안하시고 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근무했던 지자체의 경우 여름에 강우를 원인으로 비상이 떨어지는데, 호우(태풍) 주의보의 경우 1/3 비상근무, 호우(태풍) 경보의 경우 1/2 비상근무를 명하였었고, 직원 수에 따라서 동사무소의 경우는 2명, 4명 이렇게 인원 수를 정해서 내려주기도 했습니다.
비상근무 근무조
위에서 비상근무 명령에 대해서 써놓았지만 현실에서는 시군구청단위에서는 비상 관련 부서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상근무를 하지 않고 대부분 읍면동사무소에서 비상근무를 서기 때문에 읍면동을 기준으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그렇지만 비상대기가 아닌 진짜 비상상황이 되면 구청직원이건 부서를 막론하고 당연하게 현장에 나와서 일을 해야겠죠?
비상근무는 밤샘근무가 많기 때문에 근무조를 잘 짜놔야 합니다.
보통 순서대로 이름을 쭉~ 나열 해놓고, 비상이 떨어지면 누구부터 누구까지 근무해야 한다고 비상담당자가 알려주는 식으로 대비를 합니다. 요즘엔 카톡으로 보내더군요.
초보 공무원 분들을 위해서 조그마한 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를 예를 들면,
순번 | 이 름 | 비고 |
---|---|---|
1 | 김철수 | 1/3: 3명 |
2 | 홍길동 | 1/2: 6명 |
3 | 사임당 | |
4 | 이순신 | |
5 | 고구려 | |
... | ... |
이렇게 만들어 두고 상황이 떨어지면 비상담당이 "사임당, 이순신, 고구려 오늘 비상근무 순번입니다." 이런 식으로 알려주면 됩니다.
이 순번을 잘 짜놔야 합니다. 밤 10시에 비상이 걸려서 밤샘근무가 예상되는 상황이면 다음 날에 대체휴무자가 생길 수 있으므로 대직관계도 잘 고려를 해야하고요.
필수민원 담당 직원은 자칫 대직이 꼬이면 밤새도록 근무하고 휴무에 못들어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담당, 운전가능 여부, 성별, 직급 등을 잘 고려해서 짜둬야 나중에 이상한 소리 안듣습니다.
예를 들면 염화칼슘을 뿌리는, 즉, 제설을 해야하는 비상상황에서 운전못하는 직원 1명, 체구가 작은 여성분 1명 이렇게 비상을 서게되면, 1톤 트럭 뒤에 매달고 다니는 제설기를 장착도 못합니다. 남자 둘이 들어도 무겁습니다. 염화칼슘도 1포대에 20kg씩 나가는데 이거 1톤 트럭에 싣기도 쉽지 않겠죠.
그래서 요즘 많은 지자체에선 제설은 외부용역을 주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여성분들이 전체 직원의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힘을 많이 써야하는 현장 일을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요.
위치와 사용법을 알아두세요
자신이 서무나 비상담당자라면 관내에 어디 어디가 취약지역인지 미리 잘 알아두고 대비를 해둬야 합니다. 예비특보나 재난과 관련된 소식이 내려오면 그런 곳에는 미리미리 모래주머니를 쌓아둔다거나 우수관에 낙엽을 치워 놓는 등의 대비를 조금만 해둬도 일이 나도 크게 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장비, 그러니까 빗자루, 삽, 양수기 등의 보관 장소와 사용법도 알아둬야 합니다. 겨울이면 염화칼슘 통에 염화칼슘이 넉넉하게 들어있는지 확인도 종종 해주고요.
제가 근무했던 대도시에서도 빌라 촌의 반지하 같은 곳에는 여전히 침수피해가 잦습니다. 그래서 어디어디 지역은 호우경보가 내려지면 거의 전 직원이 출근을 해서 미리미리 모래주머니 쌓아서 물길을 막아두곤 했었습니다.
태풍은 오는게 지도에 보이니 대충 예측이 가능한데, 장마철에는 왜그런지 항상 주말 저녁에 비상근무가 떨어집니다. ㅎㅎ
아래에서 휴가에 대해 얘기를 해봅시다.
비상근무와 휴가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은 한편으로는 여름휴가 시즌이기도 하죠. 해외여행이 계획되어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도, 어디에 호텔이나 콘도를 예약 해둔 사람들도 있겠죠.
막상 비상이 떨어지면 비상담당자 이외에는 순번을 기억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대타를 잘 알려줘야 합니다.
밤 12시에 비상이 걸려서 사무실에 나와보니 직원 한 명이 덩그러니 지키고 있는 경우가 생기면 안되겠죠.
밤샘비상근무 하는 등 다음 날까지 고생을 한 경우에는 대체휴무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말 오후 늦게 시작해서 애매하게 밤 12시나 새벽 1시에 비상이 해제된 경우에는 참 피곤합니다. 휴가를 들어가기도 뭐하고, 안들어가자니 다음 날 너무 피곤하고요.
이런 경우에 "몇 시까지 근무하면 대체휴무를 준다." 이런 것은 대부분 지침이 없습니다. 규칙이나 규정이 있는 지자체도 있겠지만, 규정에는 그저 "비상근무를 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일정한 시간 동안 휴무하게 할 수 있다."라고만 정해져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기관장이나 눞은 직급에 있는 분들이 미리 정해두거나 그때그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아래 직원들이 마음편하게 근무할 수 있겠죠.
비상근무 시 시간외근무수당
비상근무는 원칙적으로 하루 4시간까지 인정이 됩니다. 현업 종사자는 하루 8시간까지 인정이 되는데 이 현업이라는 기준이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대체 휴무에 들어가면 시간외 근무수당은 없습니다. 휴가와 돈 중에 선택을 해야합니다. ㅎㅎ
이번 글에서는 비상근무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글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지방자치단체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어디 조직이건 사람이 중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반지하가 많은 동네에 침수가 되어서 밤새도록 비 쫄딱 맞으며 모래주머니 쌓고 양수기로 물퍼고 새벽에 같이 컵라면을 나눠먹던 직원이 있었던 반면에 느지막하게 출근해서 비 한방울 맞지 않고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던 직원도 있었습니다.
내가 힘들면 남도 힘듭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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