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살고있는 집 시스템에어컨 설치 후기 - 짐 뺄 필요 없어요
JuneTein
지난 여름은 정말 덥기도 덥고 길기도 길었습니다. 시스템에어컨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었는데, 집에 설치되어있는 10년이 훌쩍 넘은 에어컨이 그래도 잘 버텨줘서 어찌저찌 이번 여름을 보냈지만, 가을이 되어서 날아온 전기요금은 아찔하더군요.
아마도 저희 집과 비슷한 에어컨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아직 많이 계실겁니다.
한 때는 저 컬러가 유행이었습니다. ㅎㅎ
일단 기존 에어컨과 우리 집에는 일단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작동에 문제는 전혀 없었지만,
- 정속형이라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다는 점
- 에어컨이 오래되서 에어컨 청소를 다시 해야할 시점
- 작은 방에 에어컨이 없다는 점
그런데 사람이라는게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오면 추워서 오들오들 떨며 에어컨 생각은 온데간데 없어집니다.
이 시스템에어컨이라는게 보통 비싼게 아닌데, 한 겨울에 뭔 에어컨이냐는 생각이 들어 매년 미뤄왔더랬죠.
시스템 에어컨 견적 내기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마음먹고는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설치가 깔끔하게 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가격이었죠. 그리고 살고있는 상태에서 설치가 되어야 한다는 점.
첫 번째, 업체를 알아보실 때 아파트 입주민 게시판에서 추천을 받으시면 좋습니다.
그 이유는 이 업체는 우리 아파트의 천장 속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아파트마다 천장 속이 다 달라서 처음 해보는 업체이면 아무래도 설치와중에 시행착오를 거치게 되거든요.
전화를 돌리다보니 대부분의 업체가 '그 아파트 많이 해봤습니다.'라는 답변이 오긴 했습니다. ㅎㅎ
두 번째, 아파트 천장이 단 내림이 되어있는 아파트여야 하루안에 끝납니다.
위 사진 처럼 거실에 우물형 천장이 되어있는 곳이면 단내림이 되어있는 아파트이고, 대부분의 신축아파트들은 단내림이 되어있습니다.
잘 모르시겠으면 막대기로 천장을 툭툭 쳐 봤을 때(쎄게 치면 안됩니다), 통통거리는 느낌이면 단내림이 되어있는 곳이고 딱딱한 콘크리트면 단내림이 되어있지 않은 아파트입니다.
단 내림이 안되어있는 구축아파트는 단내림 목공공사를 해야합니다. 이러면 공사비가 많이 들고, 천장이 낮아지고 공사가 길어집니다. 제가 물어봤던 업체에서는 2일 꼬박 걸린다고 하셨습니다. 기피하는 업체도 있다고 하시는 군요.
세 번째, 마력 수 계산을 대강은 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여름 언론에도 나왔었는데, 에어컨을 아무리 틀어도 집이 시원해지지가 않는 신축아파트에 대한 뉴스였는데요. 에어컨 실외기의 용량이 너무 작아서 그렇습니다.
실외기에서 충분한 냉매를 거실과 각 방의 실내기로 내뿜어주지 못하기 때문인거죠.
30평대 아파트에는 보통 4마력에서 5마력의 실외기가 들어가야 합니다. 30평 초반에 실내기 4대면 4마력으로 충분하고 30평 후반에 실내기 5대면 5마력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 실외기는 4마력이 11키로, 5마력이 13키로 정도의 용량
- 실내기는 5평형이 2키로, 6평형이 2.3키로, 거실에 보통 쓰이틑 18평형이 7.2키로
- 설치될 실내기의 용량을 다 더했을 때 실외기 용량과 같으면 조합률이 100%
보통 가정집에는 조합률이 120 ~ 130%가 되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거실과 각 방의 에어컨을 풀가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어서랍니다.
견적을 내었는데 다른 업체보다 유난히 가격이 저렴한 경우 실외기 용량이 너무 작을 수 있습니다.
단배관 다배관도 다른 이슈인데, 대부분의 업체에서 가정집에는 다배관을 하는 것이 맞다고 합니다.
네 번째, 집에 실크지 도배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도배지를 손으로 눌렀을 때 천장과 공간이 살짝 있으면 실크도배고 천장에 도배지가 딱 달라붙어 있는 종이면 합지도배입니다.
실크도배면 스킬도배라고 도배지를 살짝 잘라내고 다시 감쪽같이 붙여서 마무리를 하는데, 합지도배면 그게 안되기 때문에 천장 도배를 다시해야합니다. 돈이 더든다는 소리입니다.
다섯 번째, 보양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우리집처럼 살림살이가 들어차있는 집에는 공사하기 전에 짐을 한 쪽으로 치우고 비닐로 다 둘러막아 비닐하우스처럼 만듭니다. 이 보양비가 보통 6 ~ 70만원 정도 드는데, 이걸 제대로 안하면 공사 끝나고 온 집안에 먼지가 들어찹니다.
가능하다면 견적낼 때 보양을 어떻게 하시는지 사진이 있으시면 한 번 보여달라 부탁을 해도 좋겠죠. 이거 청소해서 될 문제가 아닙니다. 옷장 속까지 먼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빨래도 다 다시해야하고 식기들도 다 닦아야하고 골병들어요.
에어컨 설치 전에는...
아무리 보양을 해주신다해도 집주인이 집을 좀 치워줘야 합니다.
에어컨이 설치될 천장의 아랫부분에는 짐이 있으면 안되겠죠. 특히 컴퓨터, TV 같은 전자제품이나 도자기 등의 깨지기 쉬운 고가의 장식품들은 주인이 치워야 마음도 편하고요.
저는 침대나 책장 같은 것들은 공사하시는 분들이 치워주신다고 했으니 공사하시기 전에 대략적인 공간만 만들어 놨습니다.
그리고 공사 당일은 집에 사람이 못들어갑니다. 들어갈 수는 있지만 있을 곳이 없고, 공사에 걸리적거리는 존재이기 때문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족들과 어디 다녀오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 식사 전에는 작업이 끝나더라고요.
관리실에도 공사신고도 하시고요. 아시겠지만 에어컨 공사는 벽을 뚫기때문에 소음이 정말 상당합니다.
사진처럼 커튼도 다 떼시는 것이 좋겠죠! 저는 이번 기회에 커튼도 다 세탁을 했답니다.
시스템 에어컨 공사!
당일 아침이 되면 기사님들이 오셔서 물건들을 치우고 보양을 시작합니다.
저희 집은 물건이 별로 없어서 치울게 별로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ㅎㅎ
공사에 필요한 공구들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에어컨도 많군요.
보양을 이렇게 합니다.
공사하는 천장을 제외한 바닥부터 모든 벽을 다 비닐로 쳐서 막습니다.
천장에도 톱으로 구멍을 뚫어서 에어컨도 설치하고 배관작업도 하시고요.
이렇게 벽지를 잘라내고 말아뒀다가 공사가 끝나면 다시 펴서 붙이는 도배방식입니다.
도배사님도 실력이 상당하시더라고요.
시스템 에어컨 공사 끝!
설치가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이게 잘랐다 다시 붙였다고는 보이지 않을정도로 깔끔하게 도배도 완료되었습니다.
약간 푸르스름한 부분은 며칠 지나면 없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진짜로 며칠 지나니 없어졌습니다.
티가 조금 난다 한들 사실 살면서 천장을 보고 다니지는 않으니 뭐 괜찮습니다.
공사 후에 청소까지 마무리를 하고 돌아가셨지만, 이번 기회에 대청소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집을 거의 들었다 놓은 수준이니 청소는 제대로 해줘야겠죠.
지금까지 내돈주고 공사한 시스템 에어컨 설치 후기였습니다. 가격은 대략 500만원대 중반이었는데, 이건 집집마다 사정이 다 달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시스템 에어컨 설치 생각중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참고
기존에 사용하던 창문형 에어컨 설치 사용 후기 - 캐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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