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인사발령 원하는 부서로 가는 법
JuneTein
이번 글에서는 시군구청에서 근무하시는 지방공무원 분들의 인사발령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제목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많이 담고 있는 글이니 그저 참고로만 봐주세요.
다시한번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금방 말한 것처럼 사견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지자체마다 문화도 많이 다르고 아래에 쓰여있는 글들이 현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인사는 내 마음대로 안됩니다.
인사발령 시즌이 다가오면, 인사팀에서는 인사상담을 하기도 하고 전보 희망부서를 받기도 하는 등의 의견 수렴을 합니다. 제가 다닐 때는 이런게 없었는데 뭐 있었다 해도 안믿었을 겁니다.
지금도 거의 마찬가지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인사부서의 담당자는 일련의 인사고충상담을 하고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것을 일종의 실적으로 잡습니다. 그러니 A부서에 가고자 희망하는 사람을 A부서에 보내주거나 잔류를 희망하는 사람을 잔류시켜주면 실적이 쌓이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게 인사담당자의 마음대로 될까요? 안됩니다.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들어준다고 하면, 교통과 같은 기피부서에는 사람 한 명도 없을테니까요. 인사담당자도 이런 면에서는 힘듭니다. 저는 교통관련 부서에도 근무했었고, 인사관련 부서에서도, 예산관련 부서에서도 다 실무자일 때 근무 해봤으니 각 부서의 고충을 다 압니다.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원하는대로 안됬다고 인상쓰고 다니시고, 업무처리 제대로 안하고, 심지어 휴직해 버리시시면 다음에도 원하는 부서 못갑니다. 이건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젊은 나이이시고, 도대체 이 공무원은 나랑 안맞는다 싶으시면 빨리 의원면직 하시고 다른 직업을 알아보시는 것이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7급 고참되서, 6급 계(팀)장되서 교통과 기피업무 안힘들것 같습니까? 똑같이 힘듭니다.
2. 나의 현 상태 파악 해보기
제일 먼저 지금 현 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하나 하나 해당이 되는지 봅시다.
현 부서에 온지 최소 1년은 되었다.
각 기관마다 전보제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법령에서 명시한 것은 아니고 인사부서에서 정해놓은 겁니다. 제가 있었던 기관은 이 기준도 변해서, 어떤 때는 2년이었다가 어떤 때는 1년 6개월이다가 했었습니다.
주위에서 보면 1년도 안되서 선호부서로 반대로 기피부서로 전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직개편을 하면 전보제한이 풀린다 뭐 이런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누구는 가고 누구는 못가고 합니다.
전보제한 기간은 인사부서에서 마련 해놓은 최소한의 기준선입니다. 전보제한 기간 내에 직원은 원칙적으로 전보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기준이니 선호부서로 가고 싶다면 본인이 현 부서에 전입한지 1년은 되었나 계산 해봅시다. 전보제한 기간이 지났다면 더 좋겠죠.
정말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이상 6개월도 안된 직원이 다른데 보내달라고 하면 인사부서에서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 부서로 가야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특정 부서에 가야하는 이유가 있으면 좋습니다. 받는 부서의 입장에서도 해당 분야에 조금이라도 배경지식이 있는 친구가 오면 좋겠죠.
예를 들면, 회계전공자와 영문학전공자가 동시에 재무과에 지원했다고 칩시다. 인사담당자라면 회계전공자의 의견을 들어줄 가능성이 약간 높겠죠. 한 가지 더 예를 들어보면 한 3년 전에 예산업무를 봤었습니다. 예산팀도 싫지만 지금있는 부서보다는 낫겠다 싶으면 생뚱맞게 총무과에 지원하는 것보다 예산팀을 지원하는 것이 들어주기 좋습니다. 받는 예산팀도 초보가 오는 것보다 예산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오는 것이 좋으니까요.
사실 위의 예도 그저 예를 든 것 뿐이지 엄청난 의미는 없습니다.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요인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의 평판
이게 사실 제일 중요한데, 내가 잘 모릅니다.
내가 기피부서에 있다고 해서 평판이 안좋은 것이 아닙니다. 선호부서에 있다고 평판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평판이 좋은 사람은 나중에 선호부서에 갈 확률이 높습니다.
학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공직에 계시면 아시겠지만 하급직도 명문 대학이라는 서울, 연세, 고려, 이화여대 출신 공무원들 많습니다. 학벌 좋은 사람들이 전부 다 좋은 부서에 가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각 부서의 팀장님 계장님 과장님들은 같이 즐겁게 일할 사람을 데려오고 싶어하지, 일만 잘하는 성격파탄자를 원하지 않습니다. 일 조금 더뎌도 성격 좋은 사람을 선호합니다. 제가 장담할 수 있습니다.
평판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만듭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잘해보세요. 그게 쌓이다 보면 나와 같이 일했던 고참 주사보, 나와 같이 일했던 팀장님 계장님이 나의 든든한 후원군이 되는 겁니다.
인사팀에서 모를 것 같나요? 대충 다 꿰고 있습니다. 정 모르면 인사담당자, 인사팀장이 알 것 같은 팀장, 과장에게 전화해서 물어봅니다. 하버드 출신이라도 돌아이면 같이 일 안합니다. 공직사회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IT회사들처럼 혁신이 필요한 회사가 아니잖아요.
나는 평판이 좋은 사람일까요?
3. 가고 싶은 부서의 현 상태 파악 해보기
전보제한도 풀렸고 갈만한 이유가 충분히 되고 나름 평판도 좋다고 칩시다. 근데 그 부서에 자리가 있어야 갈 수 있습니다. 박힌돌 빼고 가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내가 갈 수 있는 자리인가?
명실상부한 선호부서 선호업무인 인사담당자 자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인사담당자 자리는 시군구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무보직 행정6급, 아니면 고참 행정7급이 담당을 합니다.
그럼 그 자리는 저정도 경력이 되야 갈 수 있는 겁니다. 선호부서 지원을 받아보면 이제 갓 승진한 7급 직원이 인사담당을 하고 싶다고 적어내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떨 것 같으세요? 들어주지 않습니다.
내가 8급이다. 그럼 8급 자리를 찾아서 노려봐야 합니다. 각 부서에는 직급별 정원이 있습니다. 인사부서에서도 이것을 지키면서 전보인사를 하려하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직급별 정원을 어기고 전보인사하려 하지 않습니다.
7급 자리에 8급인 직원을 보내놓으면 7급 직원은 어딘가 8급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되니까요.
그 자리의 전보제한
내가 가고싶은 부서의 그 직원이 전보제한이 풀려있나 봐야합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들어갈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갈 때가 되었어야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죠.
예를 들어서, 기획실에 있는 8급들이 전부 간지 1년 정도 밖에 안되었으면 내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다는 의미가 됩니다. 거기 있는 직원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나오고 싶지 않을테니까요.
4. 방법
1. 인사부서 고충 제출
원하시는 부서로 가고싶으면 제일 먼저 해야하는 부분입니다. 담당자에게 전화, 메일보내기, 대면상담 모두 가능합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됩니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어디어디 부서로 가고 싶다. 당장은 안되더라도 다음번 인사 때 반영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인사부서는 고충반영이 실적입니다. 단, 여기만 아니면 된다라는 말은 하지마세요.
2. 인맥 쌓기
시군구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2 ~ 30대 초반에 입사하시면 퇴직할 때까지 최소한 두 번은 같은 부서에서 만납니다. 정원이 얼마 안되는 지차체면 3 ~ 4번도 만납니다. 여러분의 평판을 올려줄 가장 좋은 분들이 바로 같이 근무하고 있는 선배들 팀장님 계장님입니다. 저 위에 있는 국장님이나 부단체장은 좀 있으면 퇴직합니다.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 잘하세요.
3. 과장, 국장님께 부탁
나의 고충을 말해서 들어줄 파워가 있는 분들에게 부탁을 드려보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부끄러워서 못하는데, 윗분들 모시고 있어보면 정말 많이 하시는 방법입니다. 아마 그 간부 공무원이 나를 좋게 보셨고 여건이 된다면 상당한 힘을 써주실 겁니다.
현실에서는 어떻게 되냐면
저도 그랬고, 지금 실장이나 과장 달고 있는 동료들도 그랬습니다. 팀장 과장님들도 당연하게 우리 부서에 이상한 사람이 오길 바라지 않습니다.
인사시즌이 되면 우리 부서에서 누가누가 나갈 때가 됬나 생각을 해봅니다. 7급 직원이 이 부서에 온지 2년이 다 되어간다고 칩시다. 그러면 일단 조사를 해봅니다. 아는 7급 중에 이동할 수 있는 사람들을 조직도에서 걸러내고, 잘 모르는 직원을 추천받기도 하고요.
8급 직원이 나갈때가 되었다고 하면, 보통 과장님들은 요즘 들어온 8급 9급 직원들 잘 모릅니다. 팀장님들도 같이 일해본 직원 아니면 잘 모릅니다. 같은 부서 8급 직원에게 물어보겠죠. OO씨 어떤 사람인지.
일 잘하고, 성격좋고, 인성좋고, 똑똑한 평판이 좋은 직원들은 팀장님, 과장님들이 서로 우리 부서로 데려오길 원합니다.
팀장님과 과장님이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고나면 데려오고 싶은 직원을 꼭 찝어서 인사팀에 얘기 합니다. 이번에 "김OO주사 우리 과로 보내주세요." 이런 식으로요. 보통 이정도 짬밥이 되면 인사팀장도 내 친구, 동기, 선배, 후배 이렇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지도 않고요. 인사부서 입장에서도 원하는 직원을 보내주는 것이 후일을 도모하기에 좋기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들어줍니다.
-여담-
제가 현직에 있을때에는 대놓고 직원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 팀으로 올 생각이 있냐고요. 저도 제가 좋은 부서에 있을 때나 전화해서 오라고 하지, 기피부서에 있을 때 데려와서 고생시키지는 않았습니다. 직원도 ok, 과장님도 ok면 인사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보내달라고 합니다. 안되면 연락달라고 하고요. 인사팀도 대부분 들어줬습니다.
재미있는 일도 있었는데, 제가 데려오려고 했던 직원을 다른 부서에서도 원한다고 인사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두 부서에서 알아서 결정해서 전화달라고요. ㅎㅎ 평판이 좋으면 이런 일도 일어납니다.
물론 인사에 관여 안하시는 간부들도 있지만, 대부분 한 두명이 사무실 분위기를 망친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웬만하면 주요자리에는 신경써서 사람 데려옵니다.
힘있는 팀장님이나 실과장님이면 주사보나 서기 한 명 데려오는 거 일도 아닙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방 공무원 인사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서두에 말씀 드린 것처럼 그저 참고만 하시길 삼가 부탁드립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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