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을 그만두시려는 분들께 - 의원면직 경험자로부터...
JuneTein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보통 퇴사라고 하는데, 공무원은 회사를 때려치는 것을 퇴사라고 하지 않고 의원면직이라고 합니다. 이번 글은 의원면직을 하려는 분들에게 경험자로써 몇 가지 얘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아마도 먼저 때려친 사람으로써 뭐 조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까 싶은 생각도 했지만, 이미 꼰대가 되어버렸는데, 꼰대같은 느낌의 단어가 너무 싫어서 "몇 가지 얘기"를 전해드린다고 했습니다. ㅎㅎ
서두에 말씀드리지만, 조금만 참고 견뎌라, 밖은 지옥이다, 때려치지 말라는 등의 고리타분한 얘기를 하려고 글을 시작한 것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이 글은 일개 개인의 생각일 뿐이지 저는 엄청난 현자도 아니거니와 타에 모범이되는 인물도 못됩니다. 참고만 하시면 됩니다.
이 글을 찾아들어오신 분들은 아마도, 이런저런 이유로 퇴사를 결정하셨을텐데 이미 수많은 고민은 하셨을테고, 가까운 가족에게는 말도 못하고 끙끙거리셨을 수도 있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들락날락 하셨을 수도 있고, 내가 이럴려고 그 시험을 쳐서 들어왔나 자괴감에 빠지셨을 수도 있고,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겠죠.
귀하(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하지만, 저도 10년 이상 다니던 공무원 생활을 하루아침에 그만두고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귀하는 어떻습니까?
몇 살입니까?
우리나라는 참 나이가 사람을 먼저 판단합니다. 저는 37살에 의원면직을 하고 나와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었었는데, 한 솔직한(?) 헤드헌터로부터 나이가 너무 많아서 이직이 쉽지 않으실거란 얘기를 듣고 좌절을 했었습니다.
뭐 학벌이 어쨌는니, 기술이 있어야지 등등의 얘기는 천천히 아래에서 할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귀하께서 나이가 30중반을 넘어가셨다면, 이직의 문틈은 정말 좁습니다.
행정직이었습니까?
저는 일반행정직이었는데, 밖에 나와보니 제일 쓸모없는 일이 일반행정직이었습니다.
조직내에 있을때에야 쪽수도 제일 많고, 인사, 예산, 총무, 기획, 감사 등 요직에서 어깨에 힘 좀 주고 다녔을지 모르지만 밖에 나오면 뭘 제대로 할 줄 아는게 없는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다른회사 가셔서 기안하고 계획서 작성하고 회의하고 윗 사람들 비유 맞추고 회식하고 휴가도 못가고 야근하려고 이 글을 보시고 계시지는 않으시죠?
집이 잘 삽니까?
저는 집이 잘 못살았는데, 그나마 10년 넘는 시간동안 배우자와 맞벌이로 벌어놓은 돈도 유학과 여행으로 많이 써버려서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었습니다.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등 소위말하는 금속계열 수저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주저없이 그만두셔도 되겠지만, 이게 돈이 없으면 바로 불행해져 버리기때문에 귀하께서 설정한 일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재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더군다나 부채가 있다면 의원면직을 하고나면 여러가지 의미에서 비참한 인생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10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퇴직금(연금 냈던 것 싹 다 포함)이 5천 조금 넘었었습니다. 2 ~ 5년차 공무원이라면 3천만원이나 되겠습니까?
부양가족이 있습니까?
저는 부양가족이 있었는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저도 30대 후반에 부양가족을 가진 사람으로써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몰랐습니다. 누군가 친절하게 말해주는 사람들도 없었고, 저 위에 적어놓은대로 버텨라 등의 말만 해줄뿐이었죠.
부양가족의 존재만으로 퇴사한 귀하의 어깨에는 철근콘크리트가 올려질 것입니다.
꿀꿀한 얘기는 접어두고...
그만두만 안되는 이유를 찾으면 수십가지가 나오고 그만둬야 하는 이유를 찾으면 또 몇 가지가 나옵니다.
위에서 제가 물은 질문들에 따끔따끔한다고 그만두면 안됩니까? 어차피 인생은 내 것인데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대로 그만둡시다.
나와보니 그렇게 높아보였던, 2 ~ 3급 고위공직자들, 항상 비위를 맞춰야만 했던 국장, 과장들 그냥 다 동네 아저씨 아줌맙니다.
저는 지방직 공무원이었으니, 어려웠던 지자체장들 지방의원들 다 그냥 저랑 상관없는 사람들입니다.
때려치고 2 ~ 3년만 지나면 우리동네 시군구의원 누군지는 커녕 구청장이, 시장이 혹은 군수가 누군지 알바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읍면동사무소나 시군구청에 방문할 일이 1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요는 어차피 관둘 생각이 머리 속에 자리잡았다면, 지금 옆에 앉아 있는 주사님, 저 앞에 앉아 있는 팀 또는 계장님, 저 구석에 앉아 있는 과장님, 즉 남 생각할 필요 없다는 겁니다.
제가 공직에 처음 들어갔을 때, 첫 번째 부서에서 첫 번째로 만난 팀장님이 제게 했던 말이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데, "OO씨, 그만둘 생각이 있으면 5년 안에 그만둬, 5년 넘어가면 조금 괜찮아지거든 그럼 못 그만둔다."
제가 임용될 당시만 해도, 지방직 9급 공무원에 인서울 4년제 출신에 석사학위를 가진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물론 스카이 출신들도 기관마다 한 둘씩 있었지만, 그만큼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가방끈이 나름 긴 이 청년이 9급 시험을 보고 들어와서 등초본을 떼고 있는게 너무 의아했나봅니다.
저는 그 팀장님의 말을 거역하고 10년이 지나서 그만뒀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은 그러면 안됩니다.
때려칠 생각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어릴 때) 때려칩니다.
30대 초반까지는 뭔가를 다시 해볼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다른 직장에 들어간다고 해도 '뭐 조금 늦었구만' 하면서 받아줄 수도 있고, 사업을 한다 해도, 전문직 시험을 본다고 해도 '뭐 조금 늦었구만' 하면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봐야 남들보다 2 ~ 3년 늦은 것이고 100살까지 살 터인데 2 ~ 30대에 2 ~ 3년은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이직의 경우에, 30대 중반이 지나고 40이 가까워지면 대부분의 좋은(?) 직장에서는 신입으로 받아주지 않습니다. 공채란에 나이제한이 없어졌지만, 실질적으로 그 회사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혹은 있으면 엄청 좋겠다 싶을 엄청난 스펙이 있지않은 이상(사실 있다고 해도), 안뽑습니다.
저도 나름 석사학위에, UN에서 짧게나마 일했던 경력도 있고, 토익도 시험을 다시쳐서 만점을 받아놨고 뭐 나름 빠지지 않는 스펙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헤드헌터 아저씨가 전화가 와서는 대기업도 가실생각이 있냐고 묻길래, 어느 회사냐고 꼬치꼬치 묻고나서야 보험회사 관공서 대상 영업부이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떠오르는 군요.
공무원을 그만두고 훨씬 더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들어가실 생각은 없으실테고, 그래도 나름 이름들으면 알만한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으신 거라면 나이라도 어려야 합니다.
아, 사실 이직이 아닙니다. 행정직군 공무원이 경력직으로 이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신입으로 다시 채용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문직 시험을 본다면,
아마도 공직에 있으시면서 사짜들이 부러웠던 경우가 있으실겁니다. 대학시절 혹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끙끙거리면 2년 이상을 공부하면서, 주변의 얘기를 들어보니 아무개는 회계사에 붙었다더라, 감평사 시험에 붙었다더라 하는 얘기가 한 번쯤은 들리셨을겁니다.(아님 뭐 다른 빡센 자격증시험이라도...)
그들도 2 ~ 3년 공부한 것 같은데 우리네도 뭐 짧은 시간 공부한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네들은 연봉이 얼마고, 근무환경이 어쩌네, 나중에 때려치면 개업하지 뭐~ 등의 막되먹은 얘기들이 들립니다. 꼴랑 연봉 3천 받으며 왜인지 내게 역정을 내는 민원인에, 정신병인지 의심가는 윗 사람에게 시달리고 있는데 저딴 소리를 들으면, 내가 소비했던 그 공부시간들이 헛되게 느껴지면서 나도 그들의 삶을 동경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에 자격증 까페에 수두룩하게 가입을 해놓고 있습니다.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들면 안됩니다.)
공부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 꼰대도 했던 말이고, 아마 귀하의 꼰대도 했었을겁니다.
저는 39살에 전문직 시험에 뛰어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예불합격으로 그만뒀습니다.
떨어진 핑계를 대자면 A4용지에 사방 여백 5, 폰트 7, 줄간격 100%, 자간 0주고 한 페이지 꽉 채울 수 있는데... 뭐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이미 이유는 아실듯 합니다. 위에 다 써놨습니다.
사업을 한다면, 빨리 시작해야 빨리 망합니다.
망해봐야 왜 망했는지 알고, 안 망하게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망하라고 저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아시죠?
두 번째 요는 어차피 관둘 생각이라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그만두세요.
행정직이었다면...
우리네 꼰대들이 가라사대, "자고로 기술이 있어야 하느니라."
미안하지만, 한글, 엑셀, ppt는 기술이 아닙니다. 기안문 작성, 계획서 작성도 쓸모 없습니다. 각자가 맡았던 개별볍에 근거한 행정행위들도 그틈으로 비즈니스를 해 볼 것이 아니라면 지식의 편린에 불과합니다.
나와보니 일방행정직으로 10년동안 했던 일들이 우리네들의 삶에 별 도움이 안됩니다. ㅎㅎ 글을 쓰면서도 씁쓸하네요.
제 주변의 몇 가지 예를 들어봅시다.
1. 저와 비슷한 시기에 때려쳤던 선배는 사회복지직이었는데, 교정직 공무원이 되어서 다시 들어갔습니다. 농담으로 지옥에서 나와서 감옥으로 가는 거냐고 했었는데, 뭐 뜻이 있었나 봅니다.
2. 기계직이었던 한 선배는 대학교의 설비담당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3. 토목직이었던 한 선배는 근무할 때부터 토목기술사 시험을 준비하더니 결국에는 붙어서 감리단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4. 행정직이었던 한 선배는 때려치고 양조장에 취직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때려친 인간들이 별로 없어서 예가 다양하지 않은데, 뭐 여하튼 행정직군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의 경력을 살려서 뭔가를 하기가 참 애매합니다.
이래서 위의 두 번째 요와 이어지는데, 뭔가를 새로 배워야하는 입장이 된다면 한 살이라도 어려야 편합니다.
세 번째 요는 뭘 할지 생각을 잘 하고 그만두십쇼. 행정직이었다면 경력직은 꿈꾸지 마시고.
실버스푼이 아니라면...
살면서 그놈의 수저들이 부러운 이유는 딱 한 가지인데,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기가 쉽다는 겁니다.
넘어졌다는 표현이 조금 잘못된 단어선택인지도 모르겠지만, '실패'라는 단어보다는 좀 낫지 않습니까?
어차피 기업체 사장 자식이나 부동산 재벌 자식은 주변에 몇 보지도 못해서 잘 와닿지도 않습니다.
귀하께서 2년 가량 공부를 하고 임용이 되어서 최저시급에 준하는 급여를 받고 2년을 근무했다고 칩시다.
또 2년을 집안에서 보조받지 않고 뭔가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습니까?
이쯤해서 '수저'의 정의를 조금 더 넓게 가져가야하는데, 꼭 다이렉트로 통장에 일정액을 꽂아주는 금전적인 수저말고도 바로 위에서 말한 세 번째 요를 해결해주는 수저들이 있습니다.
광의의 수저를, 예컨데 가업을 잇는다거나, 나의 이 비루한 몸뚱아리를 던져 넣을 수 있는 믿음이 가는 곳을 소개시켜준다던가 하는 등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정하겠습니다.
부모님이 번화가 사거리의 7층 건물(부채 0)의 단독 소유주다. 뭐 이런 비현실적인 것 말고요.
예를 들어봅시다.
제 친구녀석은 부모님이 이삿짐센터를 했습니다. 수저같습니까?
이삿짐은 일단 뭔가를 들어야합니다. 힘들죠. 허리 디스크 수술을 2번 하셨고, 여기 쓸리고 저기 베인 손은 온통 흉터로 가득합니다.
제 경험에 그 친구놈은 광의의 수저에 해당합니다.
여러 직장 헤매던 그 친구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제안을 합니다. "사다리차를 사라."
이사할 때 높은 층으로 사다리를 차례로 뻗어 짐을 싣고 올라가는 차를 사다리차라고 합니다.
부모님은 자식이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기에 이삿짐일을 하길 절대 원하지 않으셨지만, 그 대안으로 사다리차를 권합니다.
물론 사다리차 기사도 짐을 나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덜 나릅니다. 뭐 자세한 설명은 차치하고, 사다리차를 살 돈을 줬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게 왜 수저냐면, 사다리차를 집 앞에 세워두고 손가락 빨 일이 없다는게 수접니다.
손가락 빨 걱정이 없다는 것은 수천만 원씩 하는 사다리차를 덜컥 사는 것에 대한 위험부담이 0에 비교적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하죠.
어려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셨던 분들이니 무슨 말인지, 이제 제가 말하려는 광의의 수저에 대한 것을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네 번째 요는 수저가 아니라면, 부채가 있다면, 저 위에서 말한 그 어떤 얘기도 무시하고 부채는 '0'으로 만들어 놓고 생각합시다. 최소한 2년 이상 먹고 살 수 있는 대비를 해야 합니다.
돈도 없고 지금 죽어도 못다니겠습니까? 병원다니시고 연가쓰고 병가내고 질병휴직내세요. 본봉의 60% 나옵니다. 자산없는 부채는 있으면 안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은 금이나 부동산 등, 현금화 시켰을 때에 부채를 압도할 수 있거나 퉁칠수 있는 자산을 의미하는 것이지 명품 가방이나 자동차 같은 날이 갈 수록 나의 지난 헛짓을 상기시켜주는 자산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후자에 해당하는 자산이 있다면 의원면직 서류를 인사팀에 제출하기 전까지 현금화 시켜놓고 다시 계산기 뚜드려봅시다.
인간관계 및 우울증
짧지 않은 글을 쓰는데 3일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저도 그랬듯 깊은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에게 너무 가벼운 그리고 너무 무겁운 내용을 담기 원하지 않았기에 내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다시 곱씹어 읽어보고 수정하며 글을 작성했습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의 인생에 관심이 없습디다.
의원면직을 하기 전에 10년이 넘는 시간을 일했었으니, 휴대전화 전화번호부에는 300명이 넘는 공무원들의 전화번호가 있었고 5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연락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확한 숫자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쯤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은 가족을 포함한 50명 남짓한 숫자의 전화번호만 남겨두었습니다. 여기에는 자주 찾는 횟집 사장님 전화번호도 포함되어 있으니 인간관계가 정말 좁아졌습니다.
제가 의원면직을 하였다는 공문이 공람되고 나서 그 해에는 수십명에게 전화도 오고 메세지도 받았지만, 1년이 지난 후에는 왕래 사람이 1자리 수에 불과했고, 5년이 지났을 때인가부터는 0명이 되었습니다.
저도 별로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았고 그네들도 저와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았나봅니다.
제가 귀하를 쉽사리 판단할 수 없듯, 사람마다 다 성격이 다르고 이 글을 작성하는 저도 어떤 사람인지 귀하께서 알 수 없으니 쉽사리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글의 맨 처음 어딘가에 적어두었던, 한 개인의 의견임을 상기하시길 마지막에 다시한번 삼가 부탁드립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람들은 잊혀집니다. 남에게 보여지는 지금의 나를 너무 신경쓰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복잡한 인간관계가 사라지니 인생도 단순해졌습니다.
뜬금없는 부탁입니다. 혹시 우울증에 빠져계시다면 어쩌면 위에 써져있는 '요'들 보다 더 중요한 내용일지 모르겠습니다.
운동을 당장 시작하세요.
그 우울증이 어떤 종류의 우울증인지 모르겠지만, 저도 의원면직을 전후로 겪었고 벗어나는데 수 년이 걸렸습니다.
세로토닌이 어쩌고 다 좋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만 온 몸에 땀이 흠뻑 젖도록 운동을 하세요.
어떤 의사선생님이 그럽디다. "우울증의 제일 좋은 약이 운동인데, 우울증이 그 운동을 못하게 한다."
저는 의원면직으로부터 6년이 흐른 후에 우연한 계기로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1분만 뛰어도 헥헥거리는 중년의 몸뚱아리였지만 지금은 믿거나 말거나 햇볓아래서 40분을 쉬지않고 달린답니다.
10년 가까이 쫓아다니던 우울증은 사라졌고 지금은 일주일에 두 세번을 뛰지 않으면 몸이 찌뿌둥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것
예전에 읽었던 시집인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 생각이 납니다. 제가 돌아가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라는 반문도 해보고요.
어쩌면 이 고생을 해가며 글을 쓴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이유에서건 쉽지않은 용기를 내신 분들에게 작은 손뼉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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